작고 귀엽지만 플라스틱인 것, 콘택트렌즈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다 보면 역설적으로 플라스틱의 존재에 무심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무심코 쓰던 물건인데 어느 날 갑자기 "이것도 플라스틱이구나" 싶은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외면했던 물건들 중 하나가 콘택트렌즈입니다. 포장재까지 합쳐도 작고 귀여운 부피지만 엄연한 플라스틱인 물건입니다.
다행히 콘택트렌즈 회사들도 알게 모르게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쿠퍼비전의 플라스틱 중립 캠페인이 대표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쿠퍼비전은 콘택트렌즈 사용자들에게 매우 익숙한 회사입니다. 그리고 아예 '플라스틱 중립'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고, '클래리티', '마이데이', ‘마이사이트’가 플라스틱 중립을 실천하는 제품이라고 하더라고요.
플라스틱을 안 썼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여전히 플라스틱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콘택트렌즈는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밖에 없고, 종이나 알루미늄 포장재도 기술·안전성 측면에서 사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쿠퍼비전은 플라스틱 중립 제품을 판매한 만큼 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판매한 플라스틱 중립 제품의 무게를 환산해서 그만큼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인도네시아 발리 해안에서 수거하는 겁니다. 발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는 '플라스틱 뱅크'의 수거원들은 이 작업을 통해 소득을 얻어서 식료품도 사고, 자녀 교육비로도 씁니다. 참고로 플라스틱 뱅크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거·처리·재활용하는 캐나다의 사회적 기업입니다. (▲발리 플라스틱 뱅크 수거원들의 이야기 영상으로 보기)
◆제품 속 플라스틱을 샅샅이 찾은 쿠퍼비전
렌즈 본체와 블리스터(렌즈를 개별 포장한 플라스틱 용기) 정도가 끝일 것 같았지만 아니었습니다. 쿠퍼비전은 자사 제품과 포장에 쓰인 플라스틱을 샅샅이 찾아서 계산하고 있습니다. 포일 프로필렌 라미네이트로 만든 뚜껑부터 포장재의 접착제, 레진, 잉크, 박스 코팅까지 말입니다. "우리가 지구에 배출하는 플라스틱의 양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작은 플라스틱 한 조각도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참고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계산하는 작업을 담당했던 쿠퍼비전 직원분은 이후 식품 포장재, 음식 퇴비화, 재활용 등등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셨다는 훈훈한 소식입니다.수거했으면 당연히 재활용까지 해야겠죠. 플라스틱 중립은 재활용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니까 말입니다. 그렇게 2021년부터 쿠퍼비전·플라스틱 뱅크가 수거해서 재활용한 플라스틱 병이 무려 3억6160만개 분량(2024년 5월 30일 기준)이라고 합니다. 소비자들이, 안경사들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플라스틱 중립 제품들을 택하기만 하면 캠페인에 자동 참여하게 된다는 점에서 참 쉽습니다. (▲플라스틱 중립 캠페인 영상으로 보기)
그리고 쿠퍼비전은 국제 지속가능성 및 탄소 인증(ISCC) PLUS 인증을 받은 플라스틱 사용을 점차 확대할 예정입니다. 겉보기엔 다 똑같아 보이지만, 재생에너지와 재생 원료를 이용해 탄소배출을 줄인 플라스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쿠퍼비전 코리아의 플라스틱 중립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페트병 생수, 배달용기처럼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이야기만 전하다가 오늘은 작고 귀여운 플라스틱을 다뤘는데, 적은 양이라도 만드는 만큼 수거하고 재활용한다니까 더 뿌듯한 것 같습니다. 곳곳에서 이런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용사님들도 힘을 얻어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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